1. 서 론
현대 대공 방어 미사일 시스템은 목표물을 효과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다양한 요격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방식으로 파편 탄두와 직격 충돌 미사일이 있다. 파편 탄두는 폭발 시 다수의 고속 파편을 방출하여 목표물에 물리적 손상을 입히는 방식으로, 근접 신관 표적탐지장치(Target Detection Device)의 발달과 함께 대공 및 대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특히 근접 신관은 이동 중인 표적과의 직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절한 타이밍에 탄두를 폭발시켜 파편이 목표물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항공기와 같은 경량화된 표적은 방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파편 탄두의 파괴적 효과가 극대화되는 특징이 있다.
파편 탄두형 유도탄의 위력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방출된 파편의 도달 여부와 충격 위치를 정밀하게 계측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존의 방식은 표적에 부착된 레이더나 센서를 통해 미사일과 표적 간의 조우 거리를 측정하거나 탄두 폭발로 인해 표적이 무력화되었는지 판단하는 데 그쳤으나, 이러한 접근법은 파편의 정확한 충격 위치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가속도 신호를 이용하여 파편의 충격 위치를 정밀하게 추정하는 기술을 제안한다. 이는 원전의 금속파편감시시스템(Loose Part Monitoring System, LPMS)[1]을 기반으로 한 접근법으로,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속도 신호를 분석해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2-4]. LPMS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성을 보장하는 기술로서, 본 연구에 적용 가능한 신뢰성을 제공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철재 표적판에 세 개의 단축 가속도 센서를 직각이등변삼각형 형태로 배치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각 센서에서 측정된 가속도 신호 정보를 이용하여 판파의 군속도를 산출하였고, 도달 시간차(Time Difference of Arrival, TDOA)를 바탕으로 삼각법 또는 원교차법으로 최초 충격 위치를 추정하였다.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이며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본 연구의 결과는 파편 탄두의 위력 성능 평가와 더불어 향 후 유도탄 및 탄두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론
2.1 신호 측정 및 시간차 계산
파편 충돌 위치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단축 가속도 센서(accelerometer)를 사용하여 충돌로 인한 진동 신호를 측정하고, Fig. 1과 같이 센서 간의 신호 도달 시간 차이를 분석해야 한다. 센서의 위치는 고정된 좌표계에서 정의되며, 각 센서에서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여기서 ti 는 i-번째 센서에서 측정된 신호 도달 시간이다. 신호 도달 시간의 정확도는 센서의 샘플링 주파수에 크게 의존한다. 판파의 전파 속도는 수 kHz에서 수 MHz 범위의 주파수 특성을 가지므로, 시간차를 정밀하게 구하기 위해서는 높은 샘플링 주파수가 필요하다. 샘플링 주파수가 낮으면 충격 위치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려워진다.
2.2 군속도 이론식
충격 위치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판파(Plate Wave)의 전파 속도, 즉 군속도(Group Velocity, Cg)를 알아야 한다. 판파는 일반적으로 Lamb-Wave로 분류되며[5], 이는 평판 구조물 내에서 발생하는 진동파의 일종이다. Lamb-Wave는 대칭 형태인 S0(quasi-longitudinal wave) 모드와 비대칭 형태인 A0(flexural wave) 모드로 나뉘며, 각 모드에 따라 전파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1축 가속도 센서를 평판에 대해 수직으로 부착하는 본 시험에서는 파의 진행 방향과 운동 방향이 일치하는 S0 모드는 해당 가속 성분에 비교적 적은 영향을 미친다.
Ross(1987)[6]는 A0 굽힘파의 전달 특성을 해석적으로 분석하며, 결과를 근사화하여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수식을 제안하였다. 우선 판파의 전파 속도를 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위상속도 Cph는 식 (2)와 같다.
여기서 C L ′ = E ρ ( 1 − v 2 ) 이며, 재질의 탄성계수, 밀 도 및 푸아송비에 의해 결정된다.
충격으로 인하여 다수의 A0가 중첩되는 경우 포락선(envelope) 분포가 나타나며, 군속도란 이러한 포락선이 이동하는 전파 속도를 뜻한다. 이후 위상속도의 변화를 수치화하면 군속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수식을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여기서 h는 표적판의 두께이며, f는 시간 영역에서의 충격 신호의 FFT를 통해 산출된 주파수 값이다.
2.3 충돌 위치 추정
충격 위치를 추정하기 위해 2.1장에서 측정된 TDOA 를 활용하는 방법은 물리적 원리에 기반한 수학적 모델링을 필요로 한다. 충격의 절대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각 센서 간 상대적인 도달 시간만으로 충격 지점을 계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삼각법 또는 Fig. 2와 같은 원교차법(circle intersection method)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우선, 충격파는 고유한 전파속도인 군속도로 센서 배열에 도달하며, 각 센서의 위치를 알고 있을 때, 다음과 같은 식을 통해 충격 지점을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r i = ( x − x i ) 2 + ( y − y i ) 2 이다.
세 개의 센서로 얻어지는 두 개의 비선형 방정식은 일반적으로 뉴턴-랩슨법 등과 같은 수치 해석법을 통해 충격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3. 측정 시험
3.1 평판과 가속도 센서 설치
시험에 사용된 표적 평판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1220 mm, 두께 22 mm의 철재 평판으로, 재료의 특성은 Table 1과 같다. Fig. 3과 같이 평판 후면에는 세 개의 가속도 센서를 400 mm 간격으로 삼각형 형태로 배치하여 충돌 신호의 시간차를 활용한 삼각법 기반의 위치 추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7].
Table 1.
Steel material properties
Properties | Value |
---|---|
Young's Modulus (E) | 210 GPa |
Density (ρ) | 7800 kg/m3 |
Poisson's Ratio (ν) | 0.28 |
Thickness (h) | 0.022 m |
탄두 파편의 빠른 속도와 강한 충격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신호를 측정하기 위해, 가속도 센서의 측정 범위는 최소 100 k-g 이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PCB 사의 350B01 모델 가속도 센서를 선정하였으며, 해당 제품의 주요 사양은 Table 2와 같다.
3.2 예비 시험: 망치 충격
평판에 부착된 센서 및 이론적 모델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망치를 사용하여 지정된 위치에 충격을 가하는 예비 시험을 수행하였다. 세 개의 가속도 센서 위치 좌표가 (0,0) (0,400) (400,400)으로 고정되어 있을 때, 충격 위치는 평판의 중심부와 가속도 센서 간 거리가 명확히 정의된 지점인 (200, 400)으로 설정하였다. Fig. 4와 같이 각 충격으로 발생한 가속도 신호에서 첫 번째 피크를 시간 기준점으로 설정하고, 이를 파워 스펙트럼 밀도(PSD) 분석을 통해 주파수 특성과 신호 강도를 평가하였다.
3.3 기폭 시험: 탄두 충격
본 시험에서는 Fig. 5에서 볼 수 있듯이 활성 탄두를 이용하여 실제 파편 충격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Fig. 6에 나타난 바와 같이, 탄두 폭발로 생성된 파편들이 표적 평판에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충격 신호를 기록하였다. 3.2장과 동일하게 TDOA 및 삼각법 기반의 위치 추정 원리를 적용하여 가속도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수집된 신호는 고속 샘플링을 통해 디지털화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간 지연 및 충격 강도를 분석하여 충격 위치를 추정하였다. 시험 결과는 Table 3과 같다.
Table 3.
Data analysis and comparison
4. 결과 분석
Table 3에서의 시험 결과는 각 가속도계에 기록된 신호 도달 시간(T1∼T3), 도달 시간차(T12, T23), 피크 주파수(Fpeak), 이를 통한 군속도 계산값(Cg), 그리고 실측값과 예측된 충격 위치 순으로 정리하였다.
4.1 예비 시험 결과
예비 시험에서는 망치를 사용하여 센서 배치가 명확한 환경에서 충격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각 센서에서 기록된 신호의 피크 주파수는 6,080 Hz로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군속도를 계산한 결과 약 1,238 m/s로 산출되었다. 이 값을 삼각법에 적용하여 추정한 결과:
X(가로)축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일치도는 샘플링 주파수에 의한 영향으로 나타난다. 샘플링 주파수가 충분히 높지 않으면 각 신호 간 샘플수가 적어 미세한 도달 시간 차이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려워진다. 상대적으로 큰 가속도 값을 육안으로 추출해 시간을 산정하는 방식이므로 X축으로는 적은 오차를 기록했지만, 이는 동시에 또 다른 오차가 증가하는 요인이 된다.
4.2 반복 시험 및 오차 계산
실험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동일한 충돌 지점에서 망치를 이용한 예비 시험을 총 6회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반복 실험의 일관성을 평가하고, 시험 세팅 및 센서 부착 위치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Fig. 8의 반복 시험 데이터를 신호처리한 결과는 Table 4와 같으며, Fig. 9에서 추정 위치를 도시하였다. 평균 위치 오차는 Y축으로 약 18 %로 나타나는데, 이는 센서와 충격 지점 간의 상대적 위치에 기인한다.
Table 4.
Repeated hammer impact results
가속도 센서들이 사각형 형태로 배치된 경우, 충격 위치가 센서 배열의 경계 또는 바깥에 위치하면 일부 센서에서 신호 도달 시간이 비슷하게 나타나거나 차이가 매우 작게 측정된다. 이로 인해 삼각측량을 통한 위치 예측의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충격이 예상되는 지점을 고려하여 신호 도달 시간 차이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센서를 배치하는 것과 동시에, 적절한 샘플링 주파수를 유지하는 것이 신뢰도 향상에 필수적임을 제시한다.
4.3 기폭 시험 결과
활성 탄두를 이용한 기폭 시험에서는 파편들이 표적 평판에 충돌하며 발생한 신호를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추정된 위치와 실제 충격 위치 간 오차율은:
Fig. 10에서 볼 수 있듯이 탄두 파편의 최초 충격 위치와 가속도 신호를 통해 계산된 예상 위치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난다. 보다 복잡한 충격 환경에서도 예비 시험보다 오차율이 개선된 것은, 파편의 충격 강도가 강하고 그에 해당하는 데이터 값을 정확히 반영한 결과이다.
4.4 신호처리 결과
망치를 사용한 예비 시험에서 피크 주파수는 6,080 Hz 로 나타난 반면, 기폭 시험에서는 피크 주파수가 15,883 Hz로 측정되었다. 이처럼 두 테스트 간에 주파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충격 에너지, 충격 지속 시간, 그리고 충격원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먼저 해머 테스트의 경우 충격이 단일 지점에서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해머의 접촉 면적과 충격 속도는 강판에 특정 탄성 모드만을 활성화시켜, 그 결과로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 공명이 주로 발생한다. 이는 단순하고 반복 가능한 충격 환경에서 강판의 고유 진동 특성을 중심으로 파동이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반면 기폭 시험에서는 탄두의 폭발로 인해 다수의 파편이 강판에 다양한 각도와 속도로 충격을 가하며, 각 파편이 전달하는 에너지가 매우 크다. 이러한 고에너지 충격은 비정형적이고 다양한 주파수 성분을 포함하기 때문에, 강판의 고차 모드까지 활성화시킨다. 또한, 충격 세기에 따라 강판이 국소적으로 비선형적인 변형을 겪으며, 그 결과로 더 넓은 범위에서의 주파수 응답이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해머 테스트와 기폭 시험 간의 주파수 성분 차이는 충격 에너지와 조건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군속도 계산 및 위치 추정에 영향을 미치며, 향후 시험에서는 충격원의 특성을 고려한 주파수 영역 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신호 처리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환경에서의 파편 위치 추정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가속도 신호를 기반으로 파편 충돌 위치를 추정하는 기법의 실효성을 검증하였다. 철재 평판에 부착된 가속도 센서를 통해 충돌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간차(Time Difference of Arrival, TDOA)와 삼각법을 적용하여 충돌 위치를 추정하였다. 예비 시험에서는 망치를 이용한 인위적 충격으로 데이터를 총 6회의 반복시험을 통해 수집하였으며, X축에서 실제 충격 위치와 높은 일치도를 보였으나 Y축에서는 평균 약 18 %의 오차율이 발생하였다. 반면, 활성 탄두를 이용한 기폭 시험에서는 파편 충돌 신호를 기록한 결과, X축과 Y축의 오차율이 각각 7.9 %와 3.2 %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향상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가속도 신호 기반의 충돌 위치 추정 기법이 단순 환경뿐만 아니라 복잡한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도출되었다. 첫째, 가속도 센서는 매우 정밀한 시간차를 측정해야 하므로 높은 샘플링 주파수가 요구되며, 충격 위치를 고려한 가속도 센서 위치 선정이 요구된다. 둘째, 본 연구는 최초 충격 위치만을 기준으로 분석하였으나, 다수의 파편이 동시에 충돌하거나 관통 부위까지 분석하려면 추가적인 계측 및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8]. 셋째, 평판 구조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곡면이나 원통형 표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변환 모델과 추가 실험이 필수적이다[9]. 또한 실제 탄두 내부에 센서를 적용하려면 공간적 제약과 운용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유도탄 및 탄두 성능 평가를 위한 새로운 계측 기법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실용화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곡면 표적과 다양한 형상을 대상으로 한 실험, 다수 파편의 충돌 분석 기술 개발, 센서 배열 최적화 및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의 고도화를 통해 본 기법의 정밀도를 더욱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가 지속된다면 가속도 신호 기반의 충돌 위치 추정 기법은 유도탄 및 탄두 성능 평가에서 더 효과적이고 정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