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는 2019년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되어 2020년 3월 판데믹이 선언되었고, 2023년 5월이 되어서야 판데믹 종식이 선언되었다[1]. 판데믹 종식 선언이 있기까지 약 7억6천만명이 확진되었고 약 7백만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인명 피해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 사회·경제적·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미친 코로나19는 지구 전체가 연결되어있는 현대 초연결사회의 취약점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물 무기로 사용되기 위해 개발되었거나, 관련 연구 중 유출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있었으나,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2,3]. 하지만, 그 유래와는 상관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강력한 생물 무기로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인류 사회는 언제든지 의도적 생물 무기의 사용, 생물 작용제 및 독소의 비의도적 유출, 새로운 전염병의 발생 등 생물학적 위협에 의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4,5].
미 국방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 그리고 이란이 전통적인 생물 작용제와 독소를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며, 생물 공학 기술이 발전하고 보편화됨에 따라 극단적 폭력 조직도 생물 작용제 및 독소를 생산하여 생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6]. 이러한 생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그 중에 하나로 대량으로 생산되어 보관되고있는 생물 작용제 및 독소 농축액의 폐기 기술이 있다. 생물 무기나 실험 중 유출에 의해 오염된 표면과 공간의 경우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 이산화염소(chlorine dioxide), 파라포름알데히드(paraformaldehyde) 등의 살균제를 기화시켜 제독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있어 2001년 탄저균 우편물 사태 때 사용된 바 있다[7]. 소규모의 액상 생물학적 폐기물의 처리에는 121 °C에서 15분 이상 처리하는 고압증기멸균법이나 소각법이 통용되고 있으며, 고압증기멸균으로 처리가 불가능한 규모의 액상 폐기물은 흔히 표백제로 불리는 차아염소산(hypochlorite)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8].
차아염소산은 강력한 산화제로 탄저균 포자를 포함하여 강력한 제독력을 보여주지만 강한 부식성으로 인해 작업자와 환경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더 인체에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제독제를 찾는 연구가 이루어져오고 있다. Raber와 Burklund는 탄저균 모의 작용제를 대상으로 5종류의 제독제(과산화수소, 차아염소산 나트륨, Dichlor, Oxone, VirkonS)의 성능을 시험하여 10분 내에 6-log 제거에 적합한 농도 조건을 탐색한 바 있다[9]. 최근에는 탄저균 포자에 대해 6종류의 제독제(차아염소산 나트륨, Anioxyspray WS, Incidin Oxyfoam, Phagospores, Anioxyde 1000, ProChlor)의 성능을 시험하여 0.2 % 차아염소산 칼슘에 기반한 ProChlor가 1분의 짧은 반응시간 안에 7-log 제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연구가 있었다[10]. 대장균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차아염소산 칼슘과 trichloroisocyanuric acid(TICA)를 시험하여 같은 농도에서 TICA가 차아염소산 칼슘 보다 더 효과적이고 4분 이내에 7-log 제거가 가능하였다[11]. 이와 같이 세균에 대한 제독제의 효과가 주로 연구되었으나, 독소에 대한 연구로는 리신(ricin)과 아브린(abrin)에 대해 차아염소산 나트륨, 과초산(peracetic acid), 염화 카드뮴(cadmium chloride)의 효과를 연구한 사례가 있다[12].
본 연구에서도 차아염소산 나트륨보다 더 사용자와 환경에 안전하고, 효율적이면서도, 한 종류의 생물 작용제가 아니라 세균, 바이러스, 독소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제독제를 찾기 위해 상용화되어있는 4 종류의 제독제/살균제를 선정하여 3종류의 모의 생물 작용제에 대한 제독 성능을 평가하였다. 일반적으로 제독제의 성능 평가에는 6-log 제거를 평가 지표로 삼고 있으나, 대량으로 생산된 생물 작용제나 독소의 경우 높은 농도로 농축하여 보관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세균과 바이러스 대상 9-log 제거가 가능한지 평가하였고, 효소에 대해서는 효소 활성도를 기준으로 3-log 제거가 가능한지 평가하였다.
2. 실험 방법
2.1 모의 생물 작용제
제독제 성능 평가에는 E. coli KCTC 2441T, bacteriophage T4, 그리고 α-amylase를 각각 세균, 바이러스, 독소(효소)를 대표하는 모의 생물 작용제로 사용하였다. E. coli와 T4 파지는 고려비엔피(KBNP, Inc., Anyang, Korea)에서 농축액의 형태로 구매하였고, α-amylase는 바이오니아(Bioneer, Daejeon, Korea)에서 동결건조 분말의 형태로 구매하였다. E. coli와 T4 농축액의 농도는 각각 1 × 1010 cfu/mL, 3 × 1011 pfu/mL 였으며, α-amylase는 함께 제공된 정제수로 재구성한 뒤 amylase 활성 키트(MAK009-1KT, Sigma-Aldrich)로 분석하여 5 × 105 U/mL의 농도를 확인하였다.
2.2 제독제
총 4종류의 제독제,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 sodium dichloroisocyanurate(NaDCC), EasyDECON® DF200, Rely+ON™ Perasafe™의 성능을 평가하였다. 과산화수소는 35 % 용액(18304, Sigma-Aldrich)을 실험 조건에 따라 희석하여 사용하였고, DF200(200-5312, Intelagard, Broomfield, CO, USA)은 계면활성제로 이루어진 1제를 제외하고 과산화수소 기반의 2제와 2제와 반응하여 과초산(peracetic acid)을 생성하는 증폭제인 3제를 실험 전에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NaDCC(218928, Sigma-Aldrich)는 분말을 정제수에 용해시켜 3 % 농축액을 제조한 다음 이를 실험 조건에 따라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Perasafe(Lanxess, Cologne, Germany)는 정제수에 1.62 % 또는 3 % 농도로 분말을 용해시키고, 15분간 자석 교반기로 교반한 다음에 실험 조건에 따라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Perasafe도 물에 용해되어 과초산을 발생시키고, 이것이 살균 작용을 하는 주요 성분이다.
2.3 제독 실험
제독 실험은 50 mL 원심관에서 총 10 mL 부피로 이루어졌다. 제독제 농도 조건에 따라 정제수와 제독제를 원심관에 9 mL 부피까지 넣은 뒤 원심관을 진탕 배양기에서 25 °C 또는 37 °C에서 10분간 200 rpm 으로 조정하였다. 그 후 시험 조건의 10배 농도에 해당하는 모의 생물 작용제 1 mL를 생물 안전 실험대 내에서 제독제가 들어있는 원심관에 넣고, 원심관을 다시 진탕 배양기에 넣었다. 대조군으로는 제독제 없이 9 mL의 정제수에 1 mL의 모의 생물 작용제를 넣어 실험군과 같이 진탕 배양기에 넣었다. 교반이 없는 조건의 실험은 같은 방법으로 수행하되, 모의 생물 작용제를 넣은 후에 간략히 볼텍스 믹서(vortex mixer)로 혼합하고 교반 기능을 끈 진탕 배양기에 넣어 반응을 진행시켰다. 원심관 별 지정된 반응 시간에 도달하였을 때, 생물 안전 시험대로 옮겨 적절한 양의 50 % sodium thiosulfate 용액을 중화제로 주입하고 볼텍스 믹서로 혼합해 제독 반응을 중단시켰다. 실험 조건 당 3개 반복을 사용하였다.
중화된 용액은 생물 작용제 종류에 따라 E. coli는 tryptic soy agar medium에서, T4 파지는 T4 agar medium 에 도말, 37 °C에서 배양하여 각각 colony-forming unit 과 plaque-forming unit을 계수하였다. 효소 α-amylase는 amylase 활성 키트를 사용해 효소 활성을 측정하여 물질 별 제독 효율을 측정하였다.
E. coli는 1 × 109 cfu/mL, T4 파지는 1 × 109 pfu/mL, α-amylase는 5 × 103 U/mL을 불활성화 시키는 것을 제독제의 목표로 하였다. 해당 모의 생물 작용제 농도에 대해 15분 동안 완전 제독이 가능한 제독제 농도를 탐색하였고, 그 후 해당 제독제 농도에 대해 반응 시간, 온도, 그리고 교반 유무에 따른 변화를 실험하였다. 필요에 따라 추가 조건에 대한 실험도 실시하였다.
3. 결 과
3.1 E. coli 제독 효과
1 % - 3 % 과산화수소, 10 % - 30 % DF200, 0.05 % - 0.3 % Perasafe, 0.03 % - 0.075 % NaDCC로 15 분간 25 °C, 200 rpm에서 E. coli를 처리하였다. E. coli의 9-log 제거는 2 % 과산화수소, 30 % DF200, 0.3 % Perasafe, 0.075 % NaDCC에서 달성되었다(Fig. 1). 과산화수소가 포함된 제독 반응액에 중화제를 주입하였을 때에는 열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중화제 주입 후 즉시 얼음 물에 원심관을 넣어 냉각해주었다. DF200은 계면활성제를 넣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품이 발생하여 원심관 내부를 가득 채우는 문제가 있었다.
9-log 제거가 달성된 제독제 농도, 2 % 과산화수소, 30 % DF200, 0.3 % Perasafe, 0.075 % NaDCC에서 반응 시간을 5분, 10분, 15분으로 다양화 하여 제독 실험을 실시하였다. 과산화수소, Perasafe, NaDCC 세 종류의 제독제에서는 모두 5분부터 생존한 E. coli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DF200은 5분에는 3.4-log, 10분에는 5.6-log가 감소하였고, 15분에 9-log 제거가 되었다.
다음으로는 상기 실험에서 적용한 각 제독제 농도에서 5분 동안 교반 없이 25 °C, 37 °C에서 반응을 시켰다. 2 % 과산화수소와 0.3% Perasafe를 처리한 E. coli는 교반이 없는 환경에서도 25 °C, 37 °C 모두에서 콜로니가 생성되지 않았다. 반면에 30 % DF200으로 15분, 0.075 % NaDCC으로 5분 E. coli를 처리했을 때에는 25 °C, 37 °C 모든 온도에서 완전 제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시료에서 무수한 콜로니가 발생하였다.
3.2 α-amylase 제독 효과
25 °C, 200 rpm, 15분의 반응시간 조건에서 α-amylase 를 제독제 농도별로 제독 반응한 결과는 E. coli와는 양상이 달랐다(Fig. 2). 0.5 %, 2.5 %, 3.5 % 과산화수소로 효소를 처리하였을 때, 각각 4,401, 2,929, 652 U/mL 의 효소 활성이 남아있었으며, 4.5 %의 과산화수소로 처리하였을 때 활성이 미검출 되었다. DF200으로 효소를 처리하였을 때에는 5 % 농도에서도 85 U/mL의 활성이 남아있었으며 10 % 농도부터 효소를 불활성화 시켰다. E. coli 제독과 마찬가지로 효소를 제독할 때에도 DF200은 희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거품이 생겨 원심관을 가득채웠다. Perasafe는 2.5 % 농도에서도 효소 활성을 40 % 감소시켜 완전 불활성화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다. NaDCC는 0.03 % 농도에서 효소 활성을 98.4 % 제거하였고, 0.12 % 이상의 농도에서는 완전 불활성화 시켰다.
15분 반응으로 효소 활성을 100 % 제거했던 4.5 % 과산화수소, 10 % DF200, 0.12 % NaDCC로 효소를 5분, 10분, 15분간 처리하여 제독 시간을 시험하였다. 4.5 % 과산화수소는 5분에 92 %, 10분에 97 %, 15분에 100 % 효소 활성을 제거하였다. DF200과 NaDCC 는 5분에 99 %, 10분에 100 % 효소 활성을 제거하여 반응 속도가 더 빨랐다.
교반 없이 4.5 % 과산화수소로 15분간 효소를 처리하였을 때에는 잔여 효소 활성이 25 °C에서 2,016 U/mL, 37 °C에서는 미검출 이었다. 10 % DF200과 0.12 % NaDCC로 5분간 효소를 처리하였을 때에는 25 °C에서 99 %, 37 °C에서는 100 % 활성이 제거되어 교반이 있을때와 제독 효율에 차이가 없었다.
2.5 % Perasafe 용액의 pH는 7.6인데, α-amylase를 주입한 뒤에는 pH가 5.6으로 감소하였다. 효소가 주입된 후에도 pH가 중성으로 되도록 하기 위해 Perasafe 제독액에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여 pH를 8.5, 10으로 높여 효소를 처리하였다. 대조군(pH 7.6)의 제독 효율 27 % 대비 pH를 8.5로 높였을 때에는 제독 효율이 29 %로 소폭 증가, pH를 10으로 높였을 때에는 제독 효율이 12 %로 오히려 감소하였다. 다른 조건은 유지하면서 반응 온도를 37 °C로 높였을 때에는 제독 효율이 63 %로 증가하였지만 불활성화 시키지는 못하였다. 상대적으로 효소 불활성화 효과가 안좋은 1.5 % Perasafe에 0.5 %, 2.5 % 과산화수소를 첨가, 혼합 제독액으로 효소를 처리하였을 때에는 각각 42 %, 73 %의 제독 효율을 보여서 Perasafe나 과산화수소를 단독으로 사용 보다는 더 효과가 좋았다.
3.3 T4 파지 제독 효과
거품이 많이 발생하는 DF200은 생물 작용제 액상의 제독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 이를 제외한 다른 세 종류의 제독제로 바이러스 제독 시험을 수행하였다. 과산화수소로 바이러스를 처리하였을 때 1 % 농도에서는 5.3-log 감소 되었고, 2 % 농도에서 9-log 제거가 되었다(Fig. 3) Perasafe는 0.05 %로 3.4-log 감소, 0.1 %로 7.3-log 감소, 0.1 % 농도에서 9-log 제거가 되었다. NaDCC는 0.03 % 농도에서는 1.3-log 감소가 되었지만 농도를 0.05 %로 높이자 9-log 제거가 되었다.
9-log 제거가 가능했던 농도의 제독제로 5분, 10분, 15분 동안의 바이러스 제독 효율을 보았다. 2 % 과산화수소로 바이러스를 처리하였을 때, 5분 반응 뒤에는 7.2-log, 10분 반응 뒤에는 8.3-log 감소가 되었다. 0.3 % Perasafe로 바이러스를 제독하였을 때에는 5분 뒤에 1,995 pfu/mL의 바이러스가 생존해있었으며 10분 뒤에 는 모두 불활성화되었다. 0.05 % NaDCC로 바이러스를 처리했을 때에는 5분 반응 후 50 pfu/mL 미량의 바이러스만 생존해있었으며 10분에는 모두 불활성화 되어 9-log 제거를 달성하였다.
교반이 없는 조건에서 25 °C, 37 °C 온도에서 바이러스를 각각의 제독제로 처리하였다. 2 % 과산화수소로 15분간 제독하였을 때, 25 °C, 37 °C 두 온도에서 모두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되어 교반 없이도 9-log 제거가 이루어졌다. 마찬가지로 0. 3% Perasafe로 10분간 바이러스를 처리하였을 때에도 두 온도에서 모두 교반 없이 모든 바이러스가 불활성화 되었다. 0.05 % NaDCC는 10분간 교반 없이 바이러스를 처리하였을 때, 두 온도에서 모두 무수히 많은 플라크가 형성되어 9-log 제거에교반이 필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4. 고 찰
Table 1에 본 연구의 결과인 모의 생물 작용제 종류, 제독제 종류, 제독제 농도, 반응 시간, 교반 유무에 따른 제독 조건을 요약하였다. 세균과 바이러스 제독 결과는 제독제 농도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으나 독소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DF200으로 세균을 제독하는 데에는 30 % 농도, 15분 반응시간이 필요하였으나 효소 불활성화에는 10 % 농도, 5분 반응시간으로도 충분하였다. 이와 반대로 NaDCC와 과산화수소는 바이러스, 세균보다 효소를 불활성화 시키는데 더 높은 농도가 요구되었으며, Perasafe는 15분 동안에는 완전 불활성화가 불가하였다.
Table 1.
Summary of decontamination reaction conditions for each biological agent surrogates at 25 °C
DF200은 과산화수소와 촉진제가 혼합되어 과초산을 생성하고, 이것이 생물 작용제를 산화시키는 원리이다. Perasafe 또한 물에 용해 되면서 과산화수소와 과초산을 생성하여 제독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Perasafe, DF200 모두에서 주 반응 성분으로 이용되는 과초산으로 독소 내지 효소를 직접적으로 처리한 선행 연구 결과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섬유의 정련 과정에 다른 효소들과 함께 과초산을 표백제로 사용된 것이 보고되었다. 해당 정련 과정에서 효소인 pectinase 또는 cellulase가 과초산과 함께 사용되었는데 효소의 활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13,14]. 정확한 기작은 파악할 수 없었으나, 효소의 경우 세균, 바이러스와 상이한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생물 작용제 대상 제독 연구를 수행할 경우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제독 효과가 있다고 하여 독소에도 효과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Perasafe와 DF200 모두 효소를 처리하였을 때 과초산이 아닌 과산화수소와 다른 성분들이 효소를 불활성화 시킨 것으로 보인다.
같은 종류의 제독제로 고농도 모의 생물 작용제에 대한 제독제의 성능을 평가한 사례는 드물어 본 연구에서 확인한 제독제들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문헌과 비교하기는 어려웠지만 동종의 제독제를 사용하여 다른 조건에서 제독 효과를 확인한 문헌들은 있었다. 1.62 % Perasafe와 0.6 % NaDCC로 스테인레스 스틸 표면에 건조된 세균 포자(Bacillus atrophaeus)를 10분간 처리한 연구에서는 Perasafe는 2.9-log 감소, NaDCC는 1.5-log 감소를 보였다[15]. 본 연구에서는 E. coli 액상을 9-log 감소시키는데 더 낮은 농도인 0.3 % Perasafe 와 0.075 % NaDCC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결과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세균 포자가 영양세포 보다 화학적 저항성이 높으며, 액상 제독과 표면 제독 간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제독제의 운용성 측면에서는 DF200은 생분해가 가능하고 세균과 독소 제독이 가능하였으나 거품이 많이 발생하여 표면 제독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대량의 액상을 제독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과산화수소는 2 % 이상의 상대적 고농도가 요구되었으며, 중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열이 발생하였다. 생물 작용제를 제독할 경우, 제독 후 폐액을 안전하게 배출하기 위해 제독제의 중화가 요구되는데, 이 때 다량의 중화열이 발생하면 폭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생물 작용제 처리에 과산화수소는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Perasafe는 부식방지제 등이 포함되어 있어 낮은 부식성을 가지며 의료도구 소독제로 쓰여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효소는 불활성화 시키지 못하였으며, 분말이 용해되고 제독제가 활성화 되는데 3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NaDCC는 같은 염소 계열의 차아염소산 나트륨과 달리 수용액에서 중성 pH를 띄기 때문에 부식성이 더 약하고 생분해가 가능하여 일반 가정에서 물을 소독하여 식수를 제조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어 안전성이 높다[16]. 또한 NaDCC 는 세 종류의 모의 생물 작용제에 대하여 가장 낮은 농도를 사용해서 제독이 가능하였다. 그에 따라 요구되는 중화제의 양도 현저히 적기 때문에 중화열의 영향도 미미하였다. 기본적으로 NaDCC는 물 용해도가 높으며 빠르게 용해되기 때문에 30분 이상 교반하며 용해시킨 뒤에 사용해야 하며 용해도가 3 %로 낮은 Perasafe에 비해 사용이 용이하다.
결론적으로 제독에 필요한 제독제 농도, 거품, 열 발생, 생물 작용제 종류에 따른 제독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NaDCC가 대량의 생물 작용제를 처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