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레이돔(Radome)은 유도 무기의 주요 부품으로서, 운용 환경에서 탐색기를 구조적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탐색기가 사용하는 주파수 영역에서 송수신하는 전파에 대해 손실 또는 왜곡을 최소화시켜 투과시키는 전파투과 창(Window)으로써의 역할을 한다[1,2,3]. 이는 레이돔 소재의 유전 물성과 관계된다. 유전상수이 낮을수록 레이돔 표면에서 전파 반사가 낮아 방사 패턴의 왜곡 및 손실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레이돔 설계 두께를 두껍게 가져갈 수 있어 구조적 강도 및 단열 측면에서 유리하다.
레이돔의 최적 두께(T)는 전파의 입사각(θ)과 파장(λ), 레이돔 소재의 유전상수(ε)의 함수이며, 이를 식(1)에 나타내었다[4].
예를 들어, 10 GHz의 주파수 및 0 °의 입사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유전상수가 9인 소재의 경우, 전파투과부의 최적 두께는 5 mm인 반면, 유전상수가 4인 소재는 7.5 mm로써 1.5배 더 두껍게 설계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전파투과부로 사용 가능한 두께 영역을 최적 두께에서의 전파투과계수 대비 95 % 기준으로 설정할 경우, 위와 같은 조건에서 유전상수가 9인 소재는 전파투과부로 사용 가능한 두께 범위가 최적 두께 기준 ± 0.292 mm인 반면, 유전상수가 4인 소재는 ± 0.762 mm로써, 약 3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는 레이돔 형상을 정밀 가공함에 있어 유전상수가 낮은 소재일수록 가공 정밀도의 허용 오차 범위를 넓게 가져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4].
일반적으로 레이돔의 두께는 소재의 상온 유전상수를 기준으로 설계한다, 그런데 실제 유도 무기 운용 중에는 공력 가열로 인해 레이돔 온도가 증가하여 소재의 유전상수가 변화하기 때문에[1.2], 유전상수 변화에 따른 전파투과 특성 해석을 통해 레이돔 소재의 유도 무기 적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온에서 레이돔 소재의 유전상수를 평가하고, 유전상수 변화에 대한 주요 원인 분석을 통해 유도 무기 적용 가능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와 같은 배경 하에서, 본 연구에서는 우수한 유전 물성, 기계적 강도, 열충격 및 입자 침식 저항성 등을 바탕으로 극초음속 유도 무기의 대표적인 레이돔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질화규소(Si3N4) 세라믹스 소재[5]에 대해 상온(25 °C)부터 1,000 °C까지의 온도 범위에서(적용 예상 무기체계가 노출되는 공력학적 가열량 해석 결과를 참고하여 설정) 유전상수를 평가하고, 유전상수 변화에 대한 원인 분석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특히, 질화규소와 같은 비산화물계 세라믹스는 고온 환경에서 필연적으로 산화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고온 유전상수 변화의 원인을 산화 거동과 연관 지어 분석하였으며, 이를 통해 질화규소 레이돔 소재의 유도 무기 적용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향후 연구 방향을 도출 및 제시하고자 한다.
2.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 활용한 질화규소 세라믹스는 다음과 같이 제작하였다. 질화규소 및 소결 조제 원료 분말을 에탄올(Ethanol) 용매에 넣고 질화규소 볼을 이용하여 24 시간 동안 습식 혼합하였다. 혼합이 완료된 슬러리는 분무건조(Spray-drying)를 통해 과립화하였다. 과립화된 분말은 120 MPa 압력으로 냉간 정수압 성형(CIP, Cold Isostatic Press)을 실시하였다. 성형체의 소결은 흑연 저항 발열체를 가진 고온 소결로를 사용하여 질소 분위기 하에서 1750 °C에서 6 시간 동안 수행하였다. 제작된 소결체는 고온 유전 물성 평가를 위해 150 mm × 150 mm × 7.25 mm 크기로 형상 가공 하였으며, 무게 및 부피 측정을 통한 겉보기 밀도를 계산한 결과 약 97 ~ 99 %의 상대밀도를 나타내었다.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의 상온 및 고온 유전상수는 저자가 소속된 연구진에서 개발한 방법을 활용하여 획득하였으며, 상세하게는 PNA network analyzer(Agilent, E8363C) 장비를 이용하여 12.4 ~ 18.0 GHz(Ku-band) 주파수 대역에서 자유공간법(Free-space method)을 통해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Fabry-Perot resonance frequency)를 측정하여 계산하는 방법으로 획득하였다[6].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 측정은 3개의 시편에 대하여 상온(25 °C) 및 100 °C부터 1,000 °C까지 100 °C 간격으로 수행하였으며, 시편은 장비에 장착된 로(Furnace)를 이용해 가열하였다(Fig. 1 참고). 위에서 설명한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를 측정하여 유전상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다른 주파수 영역대의 결과를 획득하기 위해서 시편의 두께를 변화시켜가며 측정해야하는 어려움으로 인해, 본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두께를 갖는 시편에 대해서만 측정 및 계산하여 Ku-band 내 특정 주파수에서의 유전상수를 획득하였다. 또한, 저자가 소속된 연구진에서 측정된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를 이용한 유전손실 계산 방법을 현재 연구 개발 중으로, 본 연구에서는 유전손실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고온에서의 유전상수 변화 원인 분석을 위하여, 질화규소 세라믹스를 200, 500, 800, 1,000 °C의 온도에서 각각 30분 동안 열처리한 후, 주사 전자 현미경(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과 X선 회절법(XRD, X-Ray Diffraction)을 통해 미세구조와 상(Phase) 분석을 수행하였다. 특히, 1,000 °C에서 30분 동안 열처리한 시편에 대해서는 에너지 분산 분광법(EDS, Energy Dispersive X-ray Spectroscopy)을 이용하여 단면 기준 표면에서부터 내부로의 깊이에 따른 원소 분석을 수행하였다. 한편, 열처리 시간인 30분은 적용 예상 무기체계의 운용 시간보다 긴 시간으로써, 질화규소 세라믹스가 공기 중 특정 온도에서 노출되었을 때, 산화에 의한 상태 변화 여부를 관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으로 판단 및 설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Table 1에 질화규소 세라믹스에 대하여 측정한 평균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와 이로부터 계산한 상온 및 고온의 평균 유전상수(Fig. 2 참고)를 나타내었다. 각각의 유전 상수는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에서의 유전상수를 의미하는데, 파브리-페로 공진 주파수는 상온에서 1,000 °C까지 약 14 ~ 15 GHz 대역 내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상온 유전상수는 7.79로써 보고된 질화규소의 유전상수와 큰 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유전상수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500 °C에서는 상온 대비 3 % 증가한 8.03의 유전상수를, 1000 °C에서는 8 % 증가한 8.42의 유전상수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증가율은 일부 보고된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고온 유전상수 측정 결과와 매우 유사하다. 미국 Ceradyne社에서는 대표적인 레이돔용 질화규소 세라믹스 소재인 Ceralloy® 147-31N의 상온 유전상수는 8.0이며 537 °C에서의 유전상수는 상온 대비 2.5 % 증가한 8.2임을 보고한 바 있다[7]. 또한, 중국 Central South University의 한 연구 그룹에서는 상대밀도 약 94 %의 질화규소 세라믹스를 Gelcasting 성형 및 상압 소결 공정을 통해 제작하여 도파관법으로 10 GHz에서의 상온 및 고온 유전상수를 평가한 결과, 상온 유전상수가 약 7.68이며 500 °C에서의 유전상수는 상온 대비 약 3 % 증가한 약 7.91임을 보고하였다[8]. 일반적으로 레이돔 소재가 유도 무기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운용 조건 하에서 유전상수 변화율이 최대 10 % 이하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1]. 따라서 질화규소 세라믹스는 1,000 °C 급의 운용 조건을 갖는 유도 무기의 레이돔 소재로써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Table 1.
Fig. 3에 열처리하지 않은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과 500, 800, 1,000 °C에서 30분 동안 열처리한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의 표면 SEM 사진을 나타내었다. 500, 800 °C에서 열처리한 시편의 표면 미세구조는 열처리하지 않은 시편과 차이가 없는 반면, 1,000 °C에서 열처리한 시편은 표면에 약 1 μm 이하 크기의 입자가 생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1,000 °C에서 아래의 같은 반응(식 (2))에 의해 질화규소 일부가 산화되어 실리카(SiO2)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Fig. 4에는 1,000 °C에서 열처리한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의 단면에 대한 표면에서 내부로의 EDS 분석 결과를 나타내었다. 시편 표면으로부터 약 5 μm 깊이에서 시편 내부 대비 N의 양은 감소하고 O의 양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부터 질화규소 세라믹스는 1,000 °C에서 열처리 시 표면에서만 일부 산화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시편의 낮은 기공도(약 97 ~ 99 %의 상대밀도)로 인해 시편 내부로 산소의 확산이 어렵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Fig. 5에 열처리하지 않은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과 200, 500, 800, 1,000 °C에서 30분 동안 열처리한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의 XRD 상 분석 결과를 나타내었다. 모든 시편에서 질화규소 및 소결조제 관련 피크만이 관찰되었으며, 열처리 온도가 1,000 °C 까지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열처리하지 않은 시편 대비해서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실리카 회절 피크가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부터 1,000 °C 열처리 시편 표면에서 관찰된 입자는 비정질(Amorphous) 실리카 상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Fig. 6에는 열처리하지 않은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과 200, 500, 800, 1,000 °C에서 30분 동안 열처리한 질화규소 세라믹스 시편의 상온 유전상수 평가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는 열처리 전/후의 상온 유전상수 비교를 통해 앞선 미세구조, XRD, EDS 분석에서 발견하지 못한 고온에서의 현상을 확인하고자 수행하였다. 즉, 고온에서 시편 표면에서의 미미한 산화 반응 이외의 또 다른 변화가 있다면, 열처리 후 상온 유전상수가 열처리 전 상온 유전상수 대비 변화된 점이 관찰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 500, 800, 1,000 °C에서 30분 동안 열처리한 시편의 유전상수는 각각 7.61, 7.62, 7.63, 7.62로써 열처리하지 않은 시편의 유전상수인 7.60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앞의 열처리 온도에 따른 SEM, EDS 및 XRD 분석 결과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산화 반응은 1,000 °C 온도에서 시편 표면에서만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열처리를 하지 않은 시편의 유전상수(7.60)가 Fig. 2에서의 상온 유전상수인 7.79보다 소폭 낮은 값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시편 간 밀도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위의 결과들을 요약하면, 질화규소 세라믹스는 1,000 °C 이하의 온도에서는 산화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거나 시편 표면에서만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1000 °C까지 온도 증가에 따른 유전상수 증가는 산화 거동과는 연관성이 없으며, 단순히 전하 편극 활성화에 기인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비산화물계 레이돔 소재인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고온(~1,000 °C) 유전상수를 평가하고, 유전상수 변화의 원인을 산화 거동과 연관 지어 분석하였다.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유전상수는 상온(25 °C)에서 7.79이었으며,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하여 1,000 °C에서는 상온 대비 8 % 증가한 8.42를 나타내었다. 200, 500, 800, 1,000 °C에서 30분 동안 열처리한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미세구조 및 상 분석 결과, 1,000 °C에서 표면에서만 매우 미미한 산화 반응이 일어남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1,000 °C 이하에서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온도 증가에 따른 유전상수 증가는 산화 거동과는 관련이 없고, 단순히 온도 증가에 의한 전하 편극 활성화에 기인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질화규소 레이돔 소재의 유도 무기 적용 가능성을 보다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향후 연구 방향 중 하나로써, 유전상수가 낮은 제 2상과의 복합화를 통해 온도 증가에 따른 전하 편극 활성도를 낮추고 유전상수 증가율을 감소시키는 것을 제시할 수 있겠다. 한편, 향후 질화규소 세라믹스 기반 레이돔의 유도무기 적용성 상세 검토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파수에서 적용 온도 및 유지 시간이 질화규소 세라믹스의 유전상수 및 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